크로노 트리거란 게임을 소개받았던 건 중학교 무렵이었다. 당시 ZSNES라는 슈퍼패미컴 에뮬레이터로 4차 슈퍼로봇대전 등 한글화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어느 날, 형의 친구가 꼭 해보라며 크로노 트리거와 성검전설3를 해보라고 추천해주었고, 크로노 트리거라는 게임과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 때가 대략 2002년 쯤..


  그 당시 크로노 트리거는 정말 재미있던 게임이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시간여행에 따라 역사가 바뀌는 이야기 등등. 마왕과의 싸움에서 가슴 졸이며 플레이 했고, 대사 한마디 없는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이 죽는 전개에 슬퍼지기도 했었다. 미래에서 쥐를 잡아 암호를 확인하는 부분에서 쥐를 못잡아서 막히기도 했었고, 겨우 쥐를 잡았으나 암호를 풀지 못해(동시 3키 입력) 좌절하다가 에뮬레이터 상의 터보키를 활용해서 통과할 때에는 쾌감도 느꼈었다. 그 때에는 공략을 보면서 진행했었는데, 그 당시 공략이 그러하듯 자세하기보다는 뭔가 두루뭉실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RPG라고는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 집에 있던 게임기는 어려웠던 가정 형편에 어머니를 졸라서 구입했던 패미컴이었고, 게임팩이라고는 슈퍼마리오와 형이 친구에게 빌려온 열혈 시리즈 밖에 없었다. PC를 구입한 후에는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를 하긴 했었지만, 통상 파이널 판타지로 대변되는 JRPG는 크로노 트리거가 처음이었다. 아무튼, 나는 크로노 트리거를 수도 없이 플레이했었고, 숨은 요소들까지 공략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블로그에 게임 공략이라고는 크로노 트리거 밖에 없는데, 다른 게임들은 이정도로 설명할 정도의 실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블로그에 있는 공략도 허술한 부분이 있어서 많은 팬들이 댓글로 알려주시기도 한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합니다. 덕분에 구글에서 크로노 트리거로 검색하면 5번째 글로 뜨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1995년 발매된 이후 찬사를 받으며 걸작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며, 발매 이전에도 드래곤 퀘스트의 호리이 유지가 시나리오를, 드래곤볼과 드래곤 퀘스트의 토리야마 아키라가 작화를, 파이널 판타지의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프로듀서를 각각 맡아 당시 일본 RPG계의 거장들의 꿈의 합작품이라는 것 때문에 발매 전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출처 : 나무위키 - 크로노 트리거https://namu.wiki/w/크로노%20트리거)


  크로노 트리거의 매력 중 하나는 OST라고 생각한다. 중세 필드 배경음악인 바람의 동경은 피아노로 번안되고, 일본의 hilcrhyme 이라는 그룹은 Shampoo라는 곡으로 커버하기도 했다. 듣고가자.


      


  이 밖에도 좋은 곡들이 많다. 사라의 테마도 좋다. http://ocremix.org/ 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크로노 트리거를 비롯해서 많은 게임 OST의 리믹스 버전을 다운받을 수 있다. 바람의 동경의 피아노 버전도 말이다.


  후속작으로 크로노 크로스라는 게임이 나오기는 했는데, 해보지는 못했다.


  크로노 트리거에 대한 사람들의 리메이크 바람은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플레이 스테이션 1으로 이식되었으나, 애니메이션만과 추가요소들만 추가된 이식작이었고, 닌텐도 DS 판도, 모바일 판도 모두 이식작이었을 뿐이다.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고, 미국이었던가 외국의 한 팬 그룹이 크로노 트리거 리저렉션이라는 3D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런데 스퀘어 에닉스 측에서 프로젝트를 무산시켰고, 그 후 타 기종으로 내놓은 크로노 트리거가 바로 닌텐도 DS판이다. 후에 팬 그룹에서 SFC판 롬파일을 개조해서 Crimson Echoes라는 후속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인터넷에서 롬파일을 구할 수 있는 듯(루리웹 소개 링크가 있었는데 게시물이 삭제되었는지 접속 불가).


  20년도 더 지난 게임이 아직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게임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 같다. 아직 몇몇 사람들의 시선에는 게임은 마약이고 유해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눈으로, 귀로, 손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매체가 게임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는 이래한 인식들이 바뀌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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