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가 가고 

내일은 또 오고

이 세상은 바삐 움직이고

그렇게 앞만 보며 걸어가란

아버지 말에 울고

- 한희정 "내일" 중에서(드라마 미생(未生) OST)



1화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열심히 했다고?

아니.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에 나온 거다.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 뿐이다.



2화


밤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마다 내가 마주쳐야했던 익숙한 풍경.

표정도 옷차림도 걸어가는 방향조차도 일사불란하리만치 나와는 정 반대였던 사람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철이 든 이후엔 한 번도 속해본 적 없던,

그들 속에 섞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서 보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

결국 난 여전히 혼자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던 거다.

이곳에서도 나는 변함없이 혼자였던 거다.

그리고 모두가 다 아는 그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거다.


기회에도 자격이 있는거다.

여기있는 사람들이 이 빌딩 로비 하나 밟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는지 알아?

여기서 버티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과 좌절을 뿌렸는지 알아?



3화


야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아무리 빨리 이 새벽을 맞아도

어김없이 길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남들이 아직 꿈 속을 헤맬거라 생각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나보다 빠르다.



4화


솔직한게 진실된거라 생각하는 착각.

변명이나 핑계를 대서 사람들은 얼마든지 솔직해질 수 있어.

진실과 별개로.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7화


당신이 술 맛을 알어?



8화


니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니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대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니 고민을 충분히 견뎌 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



9화


순류에 역류를 일으켰을 때 즉각 반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당신 실패하지 않았어.


- 합격하고 입사하고 나서 보니까 성공이 아니라 그냥 문을 하나 연 것 같은 느낌이더라고.

어쩌면 우리는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면서 살아가는게 아닐까 싶어.


- 그럼 성공은요?


-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보이는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보여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세상.

사람들은 왜 자기를 고백할까.

바둑은 전체가 부분을 결정한다.

가로 19, 세로 19의 바둑판이 결정한 세계.

바둑판이 무한하다면, 세상이 무한 캠퍼스라면 이기고 지는 것이 가능할까?

이 땅이란 전체가 나라는 부분을 결정한다.

위로받기 위해, 이해받기 위해 나를 보여주는 사람들.



10화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과정이 전부야.

결과는 우리 손 안에 있는 게 아니야.


상대가 일으킨 역류에 반응할 때가 왔다.

적진 깊숙히 뛰어들 때는 이쪽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실수를 먼저 하는 쪽이 지게 되어있다.


하나의 수는 그 직전의 수가 원인이 된다.

지금 이 수가 왜 놓여졌는지 이해하려면 그 전의 수를 봐야 한다.

상대가 반발하는 것을 이해하려면 지금 까지의 수 중에서 무엇이 아팠는지 알아야 한다.


모든 균열은 내부의 조건이 완성시키기 마련이다.


그래도 이 일이 지금의 나야


그래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


그래도 나에겐 전부인 바둑.

왜이렇게 처절하게 치열하게 바둑을 두십니까?

바둑일 뿐인데.

그래도 바둑이니까. 내 바둑이니까.



11화


순간을 놓친다는건 전체를 잃고 패배하는 걸 의미한다.

당신은 언제부터 순간을 잃게 된 겁니까.


- 너무 규칙과 사례에 얽매여 있어.

당연히 수는 연구해야 하고 제대로 학습해야 하지만,

불변의 진리로 여긴다면 바둑이 그 오랜 세월 살아남을 수 있었겠니?


- 격식을 깨는 거야.

파격이지.

- 파..격이요?

- 격식을 깨지 않으면 고수가 될 수 없어.



13화


항상 취해있어야 한다.

모든게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당신의 어깨를 무너지게 하여 당신을 땅 쪽으로 꼬부라지게 하는 가증스러운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당신은 쉴 새 없이 취해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취한다?

술이든 시든 덕이든 그 어느 것이든 당신 마음대로다.

그러나 어쨌든 취해라.


그리고 때때로 궁궐의 계단 위에서, 도랑가의 초록색 풀 위에서,

혹은 당신 방의 음울한 고독 가운데서 당신이 깨어나게 되고

취기가 감소되거나 사라져버리거든 물어보아라.

바람이든, 물결이든, 별이든, 새든, 시계든,

지나가는 모든 것

슬퍼하는 모든 것

달려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 것에게 지금이 몇시인가를

그러면 바람도, 물결도, 별도, 새도, 시계도, 당신에게 대답할 것이다.

이제 취할 시간이다.



14화


전부인 것처럼 보여도 조금만 벗어나 보면,

아주 작은 부분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


욕심도 허락받아야 되는 겁니까?

정규직, 계약직 신분이 문제가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냥 계속 일을 하고 싶은 겁니다.


명절은 가족이란 이름의 폭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



15화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플레이가 선언되는 순간

준비가 안 돼 있다는걸 깨닫게 된다.

그 전에 결연한 각오나 기합 따위는 불안의 직감적 반응이다.

또한 도망치고 싶거나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때가 늦었거나 이미 플레이가 시작된 이후이다.


나는 아직도 

장그래씨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일 봅시다.



16화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19화


내게 좋은 수는 상대방 한테도 좋은 수가 될 수 있다.


그렇다.

삶은 가끔 짖궂은 퀴즈를 던져 내내 속수무책으로 만들다가

엉뚱한 곳에 힌트를 놔두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 얻은 해답이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노력의 질과 양이 다른 장그래.

살다보면은 끝을 알지만 시작하는 것도 많아.

버텨라. 그리고 꼭 이겨라



20화


대체 그 스펙이란 게 뭐길래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다를 수 있단 말입니까.

그 한 사람의 노력은 왜 다른 사람들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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